안녕하세요, 요새 정신줄 놓고 사는 카디프 워홀러 Edgar 입니다.
참으로 오랜만에 글을 쓰네요.
이제 워홀 1년이 다 되어가는 시점이라 생각도 많아져 이도저도 아닌 삶을 살고 있답니다.
그치만 많은 분들의 성원에 힘입어 다시 한번 키보드에 보잘것 없는 손가락을 올려놓네요.
이번 글은 지난 7월,, 3개월 전이네요.
런던에서 워홀을 하고 있는 친구가 카디프로 굳이 오겠다고 해서 만나 로컬 라이프를 즐겼던 이야기입니다.
이 친구, 저와 마찬가지로 해병대 출신으로 물이 없으면 못 사는 친구거든요.
화창한 여름 날씨에 수영을 하지 않는다는 건 세상 큰 죄악으로 느끼는 친구입니다.
런던에서는 수영을 하기가 어렵다고 하더래요.
그래서 카디프는 바다가 있으니 가능하겠다는 게 학계의 정설 이 친구의 가설입니다.
그치만, 카디프에서는 바다수영을 하기가 어렵잖아요...
어쩔 수 없이 제 친구 구글맵스를 불러다가 카디프에서 수영할 수 있는 곳을 알려달라했습니다.
그랬더니 가소롭다는 듯이 1초도 안 되서 답을 내놓더군요.
바로 Cardiff International Pool 입니다.
위치는 약간 Cardiff Bay 와 Penarth 사이 인데요,.
City Centre 에서 버스를 타고 약 20분 정도 가면 도착합니다.
Cardiff 시내버스의 편도 티켓은 £1.90 거스름돈을 안 주더라구요..?
거 기사양반 장난이 너무 심한거 아니오?
일단 뭐 도착하니깐, 예전 군대 있을 때 부대 안에 있던 수영장 느낌이 화 납니다.
실내 수영장을 가는 건 참으로 오랜만이라 살짝 떨리더라구요.
혹시나 금발미녀들이 비키니를 입고 돌아다니지 않을까 하는 설레발에 굉장히 발걸음이 빨라집니다.
들어가면 왼쪽에 Ticket Office 가 있습니다.
가격이 어느정도 일지 걱정이 되었는데,
역시나 카디프 어떠한 역경에도 적정 물가를 쥐어잡고 있는 곳입니다.
수영장 이용만 하는 경우 £5.25 입니다.
입장료를 낸 다음 Ticket Office 를 지나 들어가면 왼쪽으로 쫘라락 개인 캐비넷과 체인징룸이 나오죠.
대충 들어가서 얼른 수영복으로 갈아입은 다음 캐비넷에 짐을 넣고 잠궈줍시다.
그러나 잠깐, 열쇠가 돌아가지 않네요? £1.00 을 넣어야지 잠깁니다. 인생은 실전이죠.
그치만 나중에 캐비넷을 다 쓰고 돌려받을 수 있으니 안심하시고, 꼭 1파운드 동전을 챙겨가세용.
자, 그러면 드디어 수영을 하러 가볼까....
*션월드.... 캐리비*베이.... 비*키니... 쒸익쒸익.... 네?
굉장히... 뭐랄까. 제가 예상했던 것보다는 괜찮지만 기대했던 것보단 별로인 느낌입니다.
무슨 말이냐구요?
카디프에서 수영을 함에 감사하지만 그렇다고 만족하진 않는다는 거죠.
일단 꼬맹이들이 많이 와서 노는 그런 곳 같습니다.
아 참, 저 슬라이는 꽤 재밌습니다.
타려고 올라가보면 십세 정도 되는 (욕 아니구여) 아이들이 줄 서서 저를 아련하게 쳐다봅니다.
그리고 슬라이드를 타고 쭈루룩 내려가 깊은 물에 푹 빠졌다가 얼굴을 내밀면
Lifeguard 가 '형이 왜 거기서 나와..?' 같은 눈빛으로 쳐다보죠.
약 1시간 정도 물장구를 쳐준 뒤, 상당히 재미없다는 몸짓으로 나와줘야합니다.
안그러면 아이들이 정말 저를 지들 동급으로 생각할 것 같거든요.
그치만 또 간만에 수영도 하고 슬라이드도 타니 재미지더라구요.
샤워실은 수영장 입구 쪽에 바로 있어서 이용하기 쉽구, 헤어드라이기는 £0.20 내야만 쓸 수 있어요.
저는 날씨가 좋은 탓에 20펜스를 아끼고 강렬한 햇빛에 말리기로 했습니다.
대충 씻고 나와서 계획은 Penarth 를 갔다가 Cardiff Bay 쪽으로 가는 거였어요.
근데 하 참 걸어가기에는 제 다리가 말을 안 듣구, 버스를 타기엔 돈이 아깝더라구요.
마침 수영장 바로 앞에 푸르스름한 자전거들이 눈에 띄었습니다.
London 에 Santander 자전거가 있다면 카디프에는 Nextbike 라는 소중한 인프라가 있습니다.
바로 어플 깔고 가입해서 써보도록 합니다.
30분에 £1.00 인데 버스보다 낫죠? 사치스럽지 않지만 분위기있게 바닷가를 거닐며 타줍니다.
친구가 이게 진짜 로컬라이프 아니냐며 이제 로컬 다 됐다고 합니다.
사실 카디프 살면서 처음으로 이런 여유를 느껴보는건데... 크흡.
자전거를 타고 Penarth 와 Cardiff Bay 를 달리는 건... 삶을 더 윤택하게 해주는 소.확.행 아닐까요.
Cardiff Bay 에는 여름을 맞이하여 조그마한 놀이기구들이 들어섰고
여러 Street Food 트럭들이 호객행위를 하고 있어요.
관광지로서의 소임을 다 하기 위해 노력하는 모습 좋아요. 카디프 명예시민으로서 뿌듯합니다.
제가 내는 세금들로 만들어지는 거겠죠?
비록 맥주 한 잔에 £5.00 이고 핫도그는 다른 것 1도 없이 소시지 하나 들어가있는데 £3.50 이지만
런던보다 낫다는 친구의 말에 안도의 한숨을 쉬었습니다.
역시 카디프 짱짱맨.
어쨋든, 해병장교 둘이 카디프 서 만나면 하는 일은, 물을 찾아 떠나 수영을 하는 거였네요.
8월만 되어도 날이 추워져서 바다수영은 꿈에도 못 꾸는데, 가끔 수영이 하고 싶을 때 가볼만 한 곳었습니다.
※ 브레이크에듀 네이버카페 '영국뽀개기' 에 "말갈족족장스님" 님께서 작성해주신 글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