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학원: TALK Academy _ 필리핀 바기오(Baguio)

연수기간: 2019.03.04~04.26 (8 weeks)

늦었다고 생각할 때는 이미 늦었다는데 그래도 더 늦기 전에 큰 결심을 했다.

15년 직장생활을 하면서 처음으로 2개월이라는 여유가 생겨서 뭘 할까 고민하다가 그 동안 내 스트레스의 근본 원인이었던 영어에 투자하기로 마음 먹었다. 마흔 중반의 나이에 처자식을 남겨두고 두 달 동안 떠나 있는다는 것이 쉽지 않은 결정이었지만 더 늦기 전에 시작하기로 했다.

기간이 길지 않아 영어의 본고장으로는 무리가 있어 가까운 필리핀을 선택하면서 사실 세부(Cebu)를 고민도 했었다. 하지만 기간이 짧으니 더 빡씨게 해야 한다고 바기오(Baguio)에 있는 스파르타 어학원을 추천해주신 장정일 부산지사장님의 뜻에 따라 TALK Academy를 선택했다.

그 곳에서 두 달동안 생활하면서 내가 느낀 점들이 어학연수를 준비하는 친구들에게 도움이 될 수 있기를…

1. TALK Academy Location - Baguio

Baguio라고 하면 “유흥이 없는 교육의 도시”, “치안이 좋은 도시’라고 한다.

물론 틀린말은 아니지만 Baguio에도 Bar도 있고, Club도 있다.. 특히나 TALK Academy는 Baguio downtowm과 제일 가까이 위치한 어학원이다.. 그런 지리적 특성이 장점인지, 단점인지는 알아서 판단하시길..

단, 영화관이 있는 SM Mall과 멀지 않아 좋았다.. 한국에서는 영화를 보면 화면보다 자막에 집중하게 되는데 자막이 없는 영화를 볼 수 있는 기회가 있다..

나도 그곳에서 ‘Captain Marvel’을 자막없이 봤는데, 물론 100% 다 알아들을 수는 없었지만 영화에 집중할 수 있는 첫 경험이었다.. 꼭 영화 한번 보시길.. 영어공부를 해야 하는 이유를 다시 한 번 느낄 수 있는 계기가 된다..

치안? 필리핀 중에서는 치안이 좋다고 하지만 그래도 필리핀이고 우리는 돈 많은 외국인이다.. 조심해야 한다.

2. TALK Academy Policy

- Voca Test

매일 일정량의 단어를 외우고 저녁에 자율적으로 test를 실시한다.

하루에 30~40개의 새로운 단어를 외우고, 5일을 기준으로 약 160~180개의 단어를 매일 저녁에 MP3 file을 들으면서 자율적으로 실시하는 test. Voca책에 나오는 단어 뿐만 아니라 수업시간에 이해하지 못한 단어들도 같이 외워야 하니 하루에 외워야 하는 단어가 60개정도, 반복해서 외우는 단어가 200개 정도(?).

상당한 시간을 투자해야 하는 부분이고, 자율참여라 지원하지 않는 학생도 있지만 언어라는 것이 밑천이 있어야 하는거라 강제로라도 단어를 외우는건 좋은 듯 하다.. 

하다보면 요령도 생기고, Reading/Writing 수업에 활용도 많이 되니 포기하지 말고 반드시 참여하시길..

- EOP(English Only Policy)

수업시작 시간인 오전 8시부터 저녁 9시반까지 어학원내에서 영어만 사용해야 하는 규칙. 많은 학생들이 영어만 사용하는데 익숙하지 않아 자주 적발되긴 하지만 꽤 괜찮은 프로그램이다. 한국어를 사용하다 적발되면 약간의 Penalty도 있지만 억지로라도 영어로 말을 하고 상대방이 말하는 것 중 틀린 부분도 찾아내고...

친한 사람들끼리 한국말로 얘기하는 친구들도 있지만 영어 배우러 갔으니 그러지 마시길..

조금 익숙해지면 EOP Challenge (4주동안 24시간내내 영어만 사용. 전화, 메시지, 감탄사까지 모두..)에 도전해 보는 것도 추천..

3. TALK Academy Teacher

 - 강사진은 대체로 우수하다. 약간의 운이 따라야 하는 부분도 있지만... 

솔직히 50명이 넘는 강사들이 모두 우수하다고 하면 거짓말일 테고, 자기와 얼마나 잘 맞는 강사를 만나느냐가 중요한 듯.. 마음에 들지 않는 강사/수업은 매달 말에 바꿀 수 있는데 모든 학생이 다 좋은 강사와 수업할 수 없으니 약간의 운도 따라야 하고, 수업 조정하는 담당자와 평소에 친하게 지내는 것도 우수한 강사를 만나는 방법..

나는 다행히 7과목 중 5과목의 수업이 Lead Teacher 들과의 수업이라 TALK Academy의 teacher들은 매우 우수하다라고 말 할 수 밖에 없음…

수업 quality는 어학원에서도 관리하고 있지만 간혹 불만을 토로하는 학생도 없지는 않음… 그러면 담당 teacher와 얘기해서 수업진행 방식을 바꾸거나, 관리자와 상담해서 수업을 꼭 바꿔야 함.. 비싼 수업료를 내고 멀리까지 가서 공부하는데 그냥 참고 있을 문제는 아니죠..

- 원어민 강사

외국어 학원에 원어민 강사가 있어야 하는 건 당연한거고, 학원 입장에서도 홍보효과를 기대하고는 있지만 실제 수업 quality는 그렇지 못한 듯… 그냥 자기들이 원어민이라는 이유만으로 시간만 때우는 그런 느낌?? 위에서도 말했듯이, Teacher에게 수업방식을 바꾸자고 두번씩이나 얘기했었는데 바뀌는게 없어서 그냥 다른 수업으로 바꿔버렸음..

teacher마다 다르겠지만 영어를 꼭 원어민에게 배워야 한다는 편견을 버리시길.. 현지 필리핀 teacher들이 더 성의 있게 잘 가르치니까…

4. 기숙사 (Premium 기숙사-Queendom Tower)

Queendom Tower는 다른 홍보자료에 올라와 있는 사진과 동일함. (어학원에서 차로 약10분거리에 떨어진, 약 40평의 한국식 아파트에 1인실 2개, 3인실 1개)

정말 학습친화적인 곳이다.. 주위에 아무것도 없으니 공부 말고는 할 수 있는 게 없다..

어학원 셔틀로 아침, 저녁으로 이동할 수 있고, 내부기숙사 학생과는 달리 외출이 자유롭다는 장점, 하지만 주위에 갈 곳이 없다는 단점. 

주말엔 식사가 제공되지 않고 빵과 과일을 주지만 그것만으로 살 수 없는 노릇, 다행히 걸어서 10분거리에 한국식당(BATO BATO)과 걸어서 3분거리에 필리핀 레스토랑(Rewind Café)가 있으니 참고하시길..

혼자 정말 공부만 하겠다고 마음먹은 분들이라면 강추.. 하지만 영어는 어울려서 하는거라고 생각하시는 분들에게는 비추..

나는 외부기숙사인 Queendom Tower에 있어서 내부기숙사와 또 다른 외부기숙사인 Terrace는 정확히 모르지만, Terrace는 어학원에서 걸어서 5분거리, 내부 기숙사는 어학원 2, 3층에 위치..

어학원 건물을 기숙사와 같이 사용하고 있어서 수업 쉬는 시간에 잠깐씩 쉴 수 있는 장점도 있지만, 수업공간과 생활공간이 구분되지 않는 단점도 있음..

2019. 04월 현재 4인실 공사를 진행중임.. 어학원 홍보자료에 올라와 있는 흰색2층침대는 remodeling이 완료된 사진이며 그렇지 못한 4인실도 있으니 착오 없으시길.. 홍보 사진만 보고 왔다가 실망하는 학생들이 있고, remodeling공사가 언제 끝날지는 모르니 확인해 보시고 준비하시길…

5. 연수 전 준비사항

- (중요) 문법용어 학습

모든 수업이 당연히 영어로 진행되기 때문에 처음에 제일 힘들었던 부분이 문법 용어를 영어로 모른다는 거.. 당연히 한국에서 한국어로 영어를 배웠으니 모를 수 밖에... 명사, 동사, 형용사 정도는 영어로 알지만, 동명사구, 관계대명사절, 전치사구 등과 같은 영어용어가 생소해서 Grammar, Writing수업 첫 주는 많이 힘들었다..  Teacher들도 한국학생들의 제일 큰 문제라고 하네요..

첨부된 용어 정도는 연수 가기전에 외우고 간다면 수업에 많은 도움이 되니 반드시 외우고 가시길… -1주일 정도의 시간은 벌 수 있어요..-

- 영문법 책

알아서 준비하겠지만, 한글로 된 영문법 책 한 권 있으면 수업을 따라가기 훨씬 수월함.. 책 한 권 안 가져오는 용감한 학생들도 있어서….

- 전자사전은 발음과 영영사전이 지원되는 걸로..

Reading수업은 교재 내용을 읽고 그 의미를 영어로 설명해야 하는데 영영사전이 도움되고, 발음이 지원되는 사전이면 도움이 많이 됨.

- 멀티탭

전기 콘센트는 한국에서 사용하는 코드를 그대로 사용할 수 있어서 돼지코라고 하는 소켓은 필요 없는데 멀티탭은 필요할 듯.. 현지에서 파는 건 현지에 맞는 II자 형이라..

 - 이어폰

현지에서 구매해도 되지만 그걸 사러 나가는 시간이 아깝고.. quality도 다르고..

단어시험, listening homework는 이어폰이 반드시 필요함...

- 와이파이 증폭기

학원내 기숙사뿐만 아니라 외부 기숙사도 와이파이 사정이 좋은편은 아님..

현지 USIM을 사용해도 속도가 한국 같지는 않기에 한국에서 1만원 정도면 살 수 있는 증폭기 하나 있으면 개인적으로 사용하는 데는 무리 없음.

- 수면유도제...ㅋㅋ

개인적인 문제겠지만 학생들 중 불면증에 시달리는 학생들이 많음. 그도 그럴것이 거의 매일 새벽 2시까지 공부하고 잠드는데 잠자는 시간을 놓쳐버리면 잠들기 힘들고, 내일을 위해서 억지로라고 자야 하는 상황.

필리핀에서는 수면제는 의사처방이 있어야 구입할 수 있는 약이라 한국에서 가져가면 필요할 때가 있을 듯..

6. 어학연수를 준비한 분들에게…

필리핀 어학원에는 필리핀에서 2~3개월 공부하고 호주나 캐나다로 가는 학생들이 많습니다. 그들의 생각은.. 필리핀은 그냥 스쳐가는 곳이고, 본격적인 영어는 본토에 가서 배운다는 생각이 많은 듯 합니다.. 그럴 거면 3개월동안 필리핀에서 시간 낭비할 필요 없이 바로 영어권 나라로 가면 될 것을 왜 필리핀으로 가는지 모르겠네요..

물론 필리핀이 영어를 모국어로 하는 나라가 아니기에 분명 본토 영어와는 차이가 있습니다. 하지만 어학원의 teacher들은 English teaching을 직업으로 하는 사람들이고 여러분들보다는 분명 영어가 뛰어난 사람들 입니다.

호주, 캐나다 등의 영어권 나라의 학원은 1:1수업이 아닌 15:1정도의 수업이 대부분인데 필리핀에서 1:1수업을 통하여 기초를 충분히 다져야 할 필요가 있습니다... 절대 필리핀에서의 생활이 본토에서의 영어공부를 위한 적응기간이 아니라 기초를 다질 수 있는, 기초를 다져야 하는 유일한 준비 기간임을 명심하고 가셔야 합니다.

그런 차원에서 영어가 많이 부족한 분들은 일반적인 4-2-1코스보다 1:1로 7~8시간을 공부하는 코스도 괜찮을 듯 합니다. 

수업은 본인이 이끌어 가야 합니다. teacher들은 학생의 수준을 정확히 모르기에 정해진 curriculum대로 수업을 진행합니다. 본인이 모르는 부분, 알고자 하는 부분을 계속 주문해서 수업을 이끌어가지 않으면 한국에서 학원 다니는 것과 다르지 않습니다…… 

그리고, 친구 많이 사귀세요.. 같이 공부하는 한국인 말고 외국인들.. 특히 teacher들과 그들의 친구들을 만나세요. 그래서 주말 하루쯤은 책상에 앉아 있지 말고 그들과 영어로 얘기하면서 시간을 보내세요.. teacher들에게 주말에 시간 있냐고 물어보면 ok하는 친구들이 있을 겁니다… 그들과 그들의 친구들과 친구가 되는것도 영어를 배우는 아주 효율적인 방법입니다… 절대 같이 공부하는 한국인 친구들과 한국어로 얘기하면서 주말을 보내지 마시길.. 

영어 공부를 위하여 해외연수를 계획할 때는 다들 큰 결심을 하고 시작합니다. 기간이 얼마든 연수를 다녀오면 나의 영어실력이 한 계단 올라가 있을거라는 믿음으로.. 하지만 막상 어학원에서 1주일을 지내보면 그곳 생활에 익숙해지고, teacher들의 얘기를 조금 알아 들을 수 있을 것 같고, teacher들로 내 영어를 알아 듣는 듯 하고… 그래서 안일해 지죠.. 하지만 냉정하게 보셔야 합니다. 본인의 영어실력이 향상되어서 그들이 알아듣는 것이 아니라 한국학생들을 워낙 많이 봐와서 그들도 눈치로 알아듣는 거라는거.. 지금 나는 내가아는 짧은 영어를 계속 반복만 하고 있다는거..

어학원에 도착하면 부원장의 OT시간에 “이곳에서는 새벽 2시 이전에 자는 것은 죄를 짖는거다”라는 말을 합니다.

정말 수업을 제대로 따라가려면 새벽2시? 우습죠.. 하지만 새벽 2시에 1층 자습실에 한번 가보세요.. 얼마나 많은 학생들이 죄를 짖고 있고, 얼마나 많은 학생들이 눈 벌겋게 공부를 하고 있는지..

연수를 계획하고 있는 지금의 마음가짐 절대 잊지 마시길… 엄마가 보내서 가는 연수가 아닌 자발적인 연수가 되길.. 

7. 짧은 연수를 마치며..

2018.11월말에 어학연수를 계획하면서 나도 결심한 바가 있다.. 두 달 동안 숨도 안 쉬고 공부만 하려고 했었다..

사실 숨은 쉬면서 나름 정말 열심히 했다. 새벽 2시가 넘어 수면제를 먹고 자야하는 날들이 많았다. -태어나서 처음 수면제를 먹기 시작한 시기였다..- 그렇게 열심히 한다고 했는데 아쉬움은 남는다.. 뇌세포가 조금 더 활성화 되었던 시기에 시작할껄.. 그냥 앉아서 책 만보고 하는 공부가 아니라 사람(외국인)들과 더 많이 어울리고 부딪히면서 공부했어야 하는데 하는 아쉬움. 주어진 시간이 짧아 책만 보기에도 바빴다는 핑계를 대지만 그 부분이 제일 아쉬운 부분이다.

하지만 지금껏 꼭 한번 가보고 싶었던 어학연수를 마치고 두 달 동안의 경험이 앞으로 영어공부를 지속할 수 있는 계기가 되었다..

 단지 아쉬움이지 후회는 아니다.. 정말 후회없이 공부했다..나도 이 마음 변치말아야 할텐데..

 연수 기간동안 내 의지를 지켜주었던 한마디..

Which is more regretful for someone who will die tomorrow?

A meal missed yesterday, OR a dream did not achieve.

연수를 준비할 때부터 한국 돌아올 때 까지 계속 관심가져 주시고 많음 도움주신 장정일 부산지사장님께 감사 인사 전합니다.

※ 브레이크에듀 다음카페 '어학연수뽀개기' 에 "이승진" 님께서 작성해주신 글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