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하세요! 오랜만에 돌아온 Cardiff 워홀러 Edgar 입니다.
간만에 쉬는 날을 맞이하여 그간 있었던 일들에 대한 글을 써보려 합니다!
바다의 사나이 해병으로서 바다수영을 굉장히 좋아하는 저는
카디프에 오기 전부터 계속해서 바다를 꿈꾸며 기대감에 부풀어 있었어요.
그치만 카디프는 항구도시이지, 바다수영을 할 수 있는 해수욕장 따윈 전혀 없었습니다....
우울하던 찰나에 아주 가까운 곳에 Beach 가 있다는 기쁜 소식을 들었습니다..!!
Barry Island
Cardiff 에서 기차를 타고 30분 정도만 가면 있는 아주 작은 마을인데
이 곳에 바로 Beach 가 있고 Pleasure Park 가 있다네요!??
그래서 저는 피곤하고 지친 몸을 이끌고 쉬는 날임에도 불구하고 쉬지 않고 다녀왔습니다.
사실, 며칠 전부터 정말 들떠있었어요.
아침 일찍 일어나 도시락을 싸들고 가서 수영도 하고 놀이기구도 타는 게 제 계획이었습니다.
그치만 모든 건 날씨님이 허락한다는 조건 하에 가능한 얘기였습니다..
아침에 눈을 뜨니 살짝 구름이 끼어 있었지만 이 정도면 괜찮다 싶었습니다.
일어나자마자 부랴부랴 키친으로 달려가서 요리를 시작합니다.
같이 가기로 한 친구들에게 '난 도시락을 쌀테니 너넨 먹어라' 라며 한석봉 어머니 빙의를 했었는데
생각보다 요리하는 게 쉽지는 않더라구요. 거의 2시간 정도 도시락을 준비했습니다.
Barry Island 는 기차로 왕복 £4.00 면 갈 수 있습니다! Small Group Day return 으로 구매하면 말이죠
영국의 기차 시스템은 3인 이상 Group 할인을 받을 수 있습니다.
기차를 타시려면 꼭 3인 이상 팟을 구성하셔야 할 거에요.
4파운드, 약 7천원 가량의 돈으로 바닷가를 갈 수 있다니..!! 카디프는 참 좋은 곳인 것 같아요.
딱 도착하자마자 횡량함을 감출 수 없는 분위기...
날씨는 이미 우중충하고 바닷바람은 세차게 붑니다..
완전 망연자실했습니다. 날씨는 정말 제 힘으로 할 수 있는 게 아니라 더 자괴감에 빠집니다.
그래도 일단 계획대로 진행을 해보자 싶어서 바닷가로 내려가 자리를 잡았습니다.
아 참, Barry Island 에는 술이 금지입니다..!!
너무 충격이었어요. 어떻게...
바닷가에서 마시는 맥주는 마셔도 취하지 않는 그런 맛인데...
알고 보니 이 곳은 예전 엄청 더럽고 아무도 이용하지 않는 곳이었다고 해요
하지만 마을 사람들이 노력을 한 결과 해수욕장으로 탈바꿈됐고
다시 이 곳을 더럽히고 싶지 않아서 술을 금지하며 깨끗하게 쓰기로 했답니다.
바닷가를 따라 작은 Café 들이 몇 개 있는데요. 이 곳에서 커피나 음료를 살 수 있습니다.
현금만 받으니 꼭 현금을 미리 준비하셔야 할거에요!
제가 싼 도시락을 맛있게 먹으면서 날씨가 좀 좋아지만을 기다렸습니다.
반바지 반팔티만 입고 왔는데 이건 완전 미친 짓이었습니다.
스피커로 노래를 틀어놓고 하염없이 누워있다가 1시간 반 정도 지났을 때 쯤
발이라도 담가보자! 라며 물을 향해 뛰어들었습니다.
그치만 바다는 우리를 반기지 않더라구요.
사진이라도 건질까 해서 찍었습니다.
얼마 전 빵모자에 꽂혀서 저걸 샀는데 착용할 일이 거의 없더라구요.
Barry Island 오는 김에 쓰고 왔는데 마치 가수 박상민 이 보이더라구요.
뜨거운 콧털을 가르며-
Beach 옆에는 제주도 오름 같은 느낌의 언덕이 있었습니다.
쭉 걸으니깐 바람은 더 세게 불었고 우울함은 깊이를 더해가네요.
그나마 여기 올라오니깐 벤치에 앉아 Barry Island 를 바라보며 깊은 숨을 들이마실 수 있었어요.
바다수영에 대한 미련을 훌훌 털어버리고 (3시간 만에) 바닷가를 떠나 놀이공원으로 왔습니다.
흡사 월미도 느낌이 팍 드는데, 평일이라 그런지 사람도 없고 마치 폐놀이공원 같더라구요.
놀이기구를 타려면 토큰을 사야하는데
토큰 파는 곳에서 기웃거리고 있으면 갑자기 저 쪽에서 빗자루를 들고 계신 분이 뛰어오시며 토큰을 파네요.
그리고는 그 분이 다시 제가 타는 놀이기구를 운행하시기 시작합니다.
거의 혼자 이끌어가시는 듯. 조직력이 대단합니다.
카드결제도 되네요? 유후
놀이기구는 성인 3토큰, 소아 2토큰입니다.
저희는 딱 두개만 타보자 해서 정도 토큰만 샀습니다.
후름라이드 같은 게 있서 한번 타보자 했다가 강제 세수 당했습니다.
일부러 앞자리에 앉아주는 매너와 센스에 스스로 감탄했으나
결국 모이스처라이징을 호되게 당하며 걸음마를 뗀 이후 세수를 남에게 받아본 것이 처음이었습니다.
안녕 Barry Island....
나중에 날 좋을 때 다시 와서 꼭 수영할게. 그 땐 날 받아주도록 해...
※ 브레이크에듀 네이버카페 '영국뽀개기' 에 "말갈족족장스님" 님께서 작성해주신 글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