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하세요. 카디프에서 워홀 중인 Edgar 입니다.
오늘은 살짝 슬픈 소식을 들고 왔습니다...
3개월 동안 저를 '학생' 이라는 신분으로 만들어준 Celtic 에서의 삶이 끝나버렸다는 거죠.
끝맺음이라는 건 항상 아쉽고 어려운 것 같아요.
그건 짧다면 짧고 길다면 긴 12주라는 시간이 절대 헛되지 않았음을 뜻하는 거겠죠?
처음 카디프에 도착하고 바로 다음 날 학원에 첫 발을 디딘 날이 생각나네요.
아무 것도 모르고 그저 신선하고 신기했던 그 때,
레벨테스트를 받았고, 카디프 시내 투어를 했었고, 프랑스에 온 첫 친구를 만났었죠.
지금까지는 한번도 경험해보지 못한 느낌이었습니다.
한국에 있는 어떤 영어학원보다도 더 신선한 경험을 안겨주었어요.
모든 걸 다 영어로 해야 한다는 건 정말 너어어어어어무 어렵더라구요.
Celtic에서의 첫날을 일단 알려드릴게요.
제가 알기로 오전반을 선택하셨든, 오후반을 선택하셨든 첫날에는 아침 8시45분 전에는 가야합니다.
왜냐하면 Level Test 가 예정되어 있기 때문이죠.
Celtic 은 12 Building, 14 Building, 18 Building 이렇게 총 3개의 건물이 있는데요
첫 날에는 Reception 이 있는 18 Building 으로 가야합니다!!!
저는 잘 몰라서 12랑 14 다 갔다가 어떤 사람이 알려줘서 18로 다시 갔습니다. 18 아이고 이건 욕이 아닌데
Reception 에 가서 여권을 보여주고 잠시 기다렸다가 14 Building Ground floor 에 Lounge로 갑니다.
거기서 Level Test 를 보는데요.
여기서 놀란 점은, 시험 감독관이 있는 것도 아니고, 시험 시간 제한이 있는 것도 아닙니다.
그냥 알아서 자기 실력을 체크한다는 생각으로 최대한 신중히 풀어제끼면 되겠습니다.
Test를 다 푸셨으면 그냥 알아서 다시 Reception 으로 가셔서 시험지를 제출하시고 기다립니다.
역시나 인내심을 기르며 기다려주면 제 이름을 불러줍니다.
바로 옆에 있는 사무실로 들어가셔서 선생님 한 분과 인터뷰를 진행합니다.
인터뷰는 그리 어렵지 않았어요. 그냥 편하게 자기소개와 이 곳에서의 생활을 얼마나 기대하는지,
그리고 영어를 배우려고 하는 이유는 무엇인지 등등 하고 싶은 얘기들을 하게끔 질문을 던져줍니다.
다 끝나게 되면 Celtic 에 대한 오리엔테이션을 진행하구요. 그 다음 City tour 를 하게 됩니다.
이 곳 저곳 둘러보면서, 카디프 생활에 필요한 정보들을 마구마구 섭취해줍니다!
그리고 가장 꿀팁은, 이 때 괜찮다 싶은 친구와 인사를 나누고 같이 다녀보세요.
저는 그 때 친해진 프랑스 친구가 가장 베스트였습니다.
타지에서의 외로움을 견뎌낼 수 있는 꿀팁-!
City Tour 가 끝나면 다시 학원으로 돌아오는데, 이 때가 거의 12시 쫌 넘어서 였어요.
근데 반 배정이 된 종이를 2시에 받을 수 있다고 합니다.
그래서 저는 친해진 프랑스 친구와 같이 점심을 먹으러 갔다가 2시에 다시 돌아와서 받았어요.
처음에 제가 배정된 반은 Intermediate Class 였습니다.
Celtic 의 Level은 다음과 같아요.
내심 기대를 했지만, 역시나 제 Level은 좋지는 않았던 것 같아요.
워킹홀리데이를 오려면 어느 정도 준비가 철저해야 한다고 생각해서 큰 맘 먹고 왔는데..
적어도 저는 Upper Intermediate 로 갈 수 있을 줄 알았거든요.
그래서 저는 얼른 윗반으로 올라가야겠다는 굳은 의지를 품고 열심히 공부를 하려 했으나
역시나 한국인들의 고질적인 문제, 문법과 어휘는 좋지만 리스닝 스피킹이 가장 큰 문제였습니다.
스피킹은 충분히 향상될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그럴 수 밖에 없는 게 수업 내내 영어로 얘기해야 하고,
Pair work 를 하면 옆 친구와 토론을 해서 답을 도출해야 하고,
그 후 친구들이랑 놀러 나가서 술 한잔 하면서도 영어로 떠들여야 하고,
어떤 상황에서도 영어를 쓸 수 밖에 없는거죠.
(물론 학원 끝나고 입 싹 닫고 묵언수행을 한다면 늘 수 없겠지만)
리스닝은 그렇지만 살짝 문제가 됩니다.
Celtic 의 유일한 단점 (이라고 저는 생각하는데) 은 국적비율이 상당히 좋지 않아요.
물론 제가 어학원을 다닐 당시의 문제일 수도 있겠지만 대부분의 Classmates 가 아랍인이었습니다.
아랍 친구들이 나쁘다고 생각하지는 않지만, 그들의 영어는 정말 정말 알아듣기 힘들어요.
아랍 친구들 말고도 유럽이나 남미, 아시아에서 온 학생들도
결국엔 저처럼 영어를 배우고자 온 사람들이고, 영어가 익숙하지 않기 때문에
그들의 영어를 듣고 있으면 리스닝이 좋아진다는 생각은 들지 않습니다.
그래서 저는 리스닝을 기르기 위해서 BBC 라디오를 계속 들었고,
집에서는 꼭 학원 교재로 Dictation 을 했습니다.
선생님에게 리스닝 스크립트를 요청했는데 흔쾌히 주시더라구요.
그리고 선생님이랑 많은 대화를 하세요!
점심시간 종이 치기 30초 전 미리 다리를 빼놓고 기다리는 하이애나들처럼 끝나자마자 바로 가시지 마시고
수업이 끝난 후에도 선생님에게 모르는 부분에 대해 질문하거나, 아니면 개인적인 대화를 나눠보세요.
저는 그렇게 해서 그나마 영국 영어를 들을 수 있었습니다!!!
그렇게 7주가 지났고, 크리스마스 방학이 되기 전 주 금요일에 Celtic 에서는 Final Test를 봤습니다.
저는 그 때 까탈루냐 독립의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스페인에 잠깐 다녀왔던 터라 시험을 보지 못했는데요.
시험을 안 보면,,,, 절대 윗 반으로 올라갈 수 없기에, 선생님에게 미리 말씀드렸습니다.
여행이 끝나고 월요일에 학원을 가니깐 빈 교실에서 혼자 시험을 쳤어요.
Final Test 는 Language section / Listening / Reading / Writing 이렇게 총 4가지로 되어 있는데
그 동안 수업을 잘 듣고, 매주 mini test 를 잘 치셨다면 아주 쉽게 풀 수 있습니다.
저는 86 % 의 스코어를 받았고, 레어캔디 없이 진화를 할 수 있게 되었습니다 :D
(Final Test 에서 70 % 이상을 받아야 레벨 업이 가능합니다.)
그리고 크리스마스 방학이 끝나면서 저는 Upper Intermediate 수업을 듣게 되었습니다.
확실히 난이도가 올라갔지만, 저는 오히려 좋았습니다.
Classmate 들의 영어실력도 함께 올라갔기 때문에 수업 만족도가 훨씬 좋았거든요.
그냥 Intermediate 수업에서는 그렇게 친하게 지내고, 같이 놀고 하는 친구가 없었는데
Upper 로 올라오면서 친구들과 친하게 지내고, 같이 파티도 하고 스쿨 트립도 가고 좋았습니다.
12주 간 학원 생활하면서 생각나는 게 참 많아요.
진짜 좋은 친구들 많이 만나서, 그 친구들과 같이 공부도 하고 놀고 술 마시고 파티하고.
거의 매주 파티를 했습니다. 그러면서 알게 되는 친구들도 많아지니깐 생활이 더더욱 재밌어지더라구요.
그리고 제 학원 기간이 끝나기 3주 전 쯤 반 친구들과 선생님과 같이 스쿨 트립을 다녀왔어요.
기차를 타고 약 20분 정도 가면 있는 Trehafod 라는 마을인데
이 곳은 옛날 석탄 채굴로 굉장히 유명했고 가장 부유한 곳 중에 하나였다고 합니다.
그래서 저희는 석탄 박물관을 보러 간 거였어요.
Celtic 은 정말 다양한 프로그램이 많고 액티비티가 많아서 좋은 거 같아요.
가끔 주말에 다른 도시로 투어를 가긴 하는데, 저는 그 때마다 기회가 되지 않아서 가진 못했어요.
그리고 수업 말고도 Pronunciation 을 봐주는 프로그램도 있고 Language Café 도 있는데
저는 한번도... 이용해보지 않았어요. 부끄럽게도
이럴 줄 알았으면 한번이라도 해보는 건데.....
그렇지만 저는 학원 친구들과 아주 재밌게 놀았으니깐 ㅋㅋㅋㅋㅋㅋ
학원 마지막 날에는 제가 가장 존경하고 따랐던 제 선생님 두분에게 편지를 썼습니다.
그리고 초콜릿을 좀 사가서 반 친구들과 나눠먹고 굿바이 인사를 나눴죠.... ㅠㅠ
너무나도 슬픈 날이었던 것 같아요.
Claire 는 저를 진짜 진짜 아껴주고 좋아했는데, 제가 학원 마지막이라고 하니깐
본인이 학원비를 내주겠다며 계속 다니라고.... ㅎㅎㅎ
빈말이겠지만 (사스가 영국인?) Claire 의 무한한 관심 덕에 제 영어는 한층 더 성장할 수 있었습니다 ㅠㅠ
아, 그리고 마지막 날 꼭 Reception 에 가서 Certificate 를 받으세요!
물론 나와있는 건 부끄러운 Attendance 뿐이지만...
어학원에 계속 다니면서 공부도 하고 싶지만, 저는 어학연수가 아닌 워킹홀리데이니깐요
3개월정도면 만족하고 후회없이 떠날 수 있습니다.
워킹홀리데이를 하는 사람들 중에 어학원을 다니지 않고 바로 일을 시작하는 경우가 있어요.
그렇지만 저는 영국 영어가 익숙하지도 않았고,
그렇기 때문에 바로 일을 구한다는 건 어려울 거라고 판단을 했습니다.
약간 일종의 도피처라고 할까요?
3개월 간 어학원을 다니면서 일을 구해서 3개월 안에 성공하자! 라는 생각으로 영국에 왔으니깐요.
마치 취업이 되기 까진 졸업을 유예하는 한국 대학생들의 본능을 따라한 거라고 생각합니다.
어학원을 다니면 초기 정착에 필요한 도움을 학원에서 받을 수 있고
제가 이전에 올린 것 처럼 CV 작성에 대해서도 도움을 진짜 많이 받을 수 있어요.
그리고 정말 좋은 친구들을 많이 만날 수 있어요.
만약 제가 어학원을 다니지 않고 바로 일을 했다면 저는 고독사를 했을 가능성이 높죠..
지금 어학원을 다니지 않지만 그래도 그 때 친구들이 아직 있어서
저는 계속 쉴 때마다 친구들과 놀러 나가고 연락 주고 받고 서로 도움이 되어주고 있습니다.
그러니깐 워킹홀리데이도 어학원은 필수! 라고 생각합니다!! 초기 3개월 정도만이라도!
※ 브레이크에듀 네이버카페 '영국뽀개기' 에 "말갈족족장스님" 님께서 작성해주신 글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