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하세요 카디프 워홀러 Edgar 입니다.
때는 바야흐로 워홀 인생 204일차 5월 말 쯤이었어요.
영국에 온 지 약 7개월 째, 출국하기 몇주 전 쯤 머리를 한 번 다듬고 나서
8개월 가량 머리를 길렀더라구요.
그 동안 한 번도 자르지 않고 그 지X랄맞은 머리카락을 쓸어넘기며 지냈던 게 아주 그지같지만 행복했더랬죠.
사실 계속 기르고 싶었습니당... 약간 남자들의 로망? 이랄까
외국에 나오면 수염도 기르고 머리도 길러서 묶어보고 싶은 마음이 들잖아요.
제 낭만은 머리를 쭉 길러서 뒤로 묶은 다음 수염과 함께 아주 궁극적인 비쥬얼을 원했죠.
그치만... 제가 그렇게 했을 때, 제 일본인 친구가(한국 사극드라마를 아주 좋아하는 친구인데) 사극에서 많이 본 듯 하다며 얘기를 해주었고 저는 상처를 받아 머리를 자르기로 결심했죠.
나름 열심히 스타일링을 한다고 했었는데요.
그래도 영국에 왔으니 한번 쯤 바버샵을 시도해보지 않을 수 없겠죠?
그래서 갔습니다!
제가 간 곳은 City Centre 안 Morgan Arcade 에 있는 Slunks 입니다.
사실 이 곳은 Celtic 선생님인 Claire 가 추천해준 곳인데요.
제가 머리를 자르고 싶다고 했더니 아주 자신감있는 얼굴로 Slunks 의 Joel 디자이너를 찾아가보라고 했죠.
마치 RPG 게임의 퀘스트를 받은 느낌이었습니다.
그런데 사실 처음에 갔을 때 적잖이 실망을 했습니다
저는 아주 마초적이고 본능적이고 전통적인 Barber Shop 을 기대했지만
제가 간 Slunks 는 아주 힙하고 쿨한 Hair Salon 이었던 거죠.
게다가 처음 제가 갔을 땐 예약을 하지 못해서 한 달 정도 더 기다려야 했습니다...
저는 수요일만 일을 쉬기 때문에 Joel 센세가 되는 수요일을 찾다 보니 한달 후인 5월 23일로 잡게 된 것이죠.
가격은 이렇게 되네요.
사실 뭐가 뭔지는 잘 모르겠고, 그냥 Men's cutting 에만 눈이 갔는데요.
£18 / £21 / £25 로 되어있는데 마 기장의 차이일 것으로 판단이 됩니다.
왜면 저는 £25 를 냈으니깐요..!!
드디어 커팅이 시작되었어요...
Joel 센세는 아주아주 좋은 사람이었습니다
입에서 Cool 이라는 단어가 단 1초라도 나오지 않은 적이 없었거든요.
처음에 어떻게 자르고 싶냐고 물어봐서 저는 아주 소심하게
"사실 사진을 가져왔어... 근데 이게 나한테 잘 어울릴 지 모르겠어" 라고
리즈 시절 레오나르도 디카프리오 사진을 들이밀었습니다.
알아요 저도 제가 양심이 없다는 걸.
그치만 Joel 센세는 한치의 망설임도 없이 너무 잘 어울릴 것 같다며
아주 쿨하고 힙할 것 같다고 할 수 있다고 해줬습니다....
그는 정말 좋은 사람이었어요.
그러면서 시도해보지 않고서는 그게 어울리는지 아닌지 알 수 없어, 해 보는거야!
라며 명언을 툭 내밷고는 우리의 딜은 성사되었고 가위질은 시작되었죠.
아주 섬세하고 자신있게 작업을 치시는 Joel 센세에게 아주 진심어린 감사를 표합니다..
살짝 아쉬운 감도 없지 않았지만 그래도 시원시원하게 잘려나가는 머리들을 보면서 희열을 느꼈습니다.
(이게 바로 배운 변태..)
머리를 다 자른 후에도 Joel 은 자꾸 지맘대로 스타일링을 하면서
이렇게 하면 쿨하고 저렇게 하면 쿨하고 요렇게 하면 쿨해 라면서
거의 이정도면 쿨의 네번째 멤버가 아닐까 하는 생각도 들더라구요.
제가 봤을 땐 Joel 은 가위질 뿐 아니라 혓바닥질도 꽤나 오래 한 느낌이었어요.
비록 제가 보여주었던 참고사진처럼은 되지 않았지만
나름 진짜 이쁘고 깔끔한 똑단발이 된 것 같아서 기부니가 좋군요~~~~
그치만 25파운드는 넘 비싸네요...
아직 이 곳 밖에 이용해보지 않았지만
아마 구석구석에 10~20파운드 가격으로 머리를 자를 수 있는 많은 Barber Shop 이 있을거에요
그리고 아마 학생할인도 많이 해줄겁니다!!!
만약 카디프에서 머리를 자를 일이 있다면 굳이 제 글을 보시고 Slunks 로 가실 필요는 없는 것 같아요.
아, 그리고 무조건 꼭 원하는 머리 스타일의 사진을 꼭 들고 가세요!!!
말로 설명하기엔 너무 어렵고 얘네들이 그런 스타일의 헤어디자이너들은 아닙니다.
그냥 딱 정한대로 자르는 스타일이라서 그냥 사진을 보여주면서 이렇게 해달라하는게 나을것같아요!!
그럼 전 이제 머리를 계속 또 길러보겠습니다~~~
※ 브레이크에듀 네이버카페 '영국뽀개기' 에 "말갈족족장스님" 님께서 작성해주신 글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