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하세요! 지난 22일 일요일날 귀국해서 여태까지 너무 정신이 없어서 일기를 써놓고도 어연뽀에 올려야지올려야지 하곤
침대에 등을 대면 바로 잠들어버리는 며칠이었어요 여긴 지금 새벽두시! 조금은 졸렵지만 요사이의 제 소식을 전할게요!!
23일 월요일
아침에 일어나서 나름 스스로 잘 차려먹은 아침이다 기특하게 여기고 기분좋게 지하철을 타러갔다
뉴포트 아파트 27층에서의 아침
지하철을 타고 33번가 종점에 조금은 헤맸지만 열심히 지도를 뒤적거리며 학원을 찾았고 넘쳐나는 외국인 사이들에서 레벨테스트를 기다리는데 모르는 외국인이랑 둘이 같은 테이블에서 얼마나 뻘줌하던지.. 시간이 얼마 지나지 않아 정시가 되자 레벨테스트를 치게 ?고 고등학교때 수능공부를 했던 것처럼 나름 열심히 풀었다. 시험이 끝나고 잠깐 Breakfast 타임이라면서 라운지 탁자들에서 빵을 먹었는데 왠 러시아 애가 옆에 와서 말걸길래 짧은 영어로 몇마디를 나눴지만 금방또 서먹서먹 빵먹다가 목구멍에 걸리고 등뒤에 진땀나서 죽는줄알았다. 그러다가 다행히 외국인쌤이 다시 모여서 오리엔테이션을 한다기에 그자리를 피할수있었고ㅠㅠ 오티를 열심히 듣고 있는데 네시간뒤에 유명한 음식점에서 새로운 학생들 환영파티를 한다기에 나름 외국인들 사이에 용기내서 나가보자 마음을 먹었다! 그리고 시험결과지를 바로 받을수있었는데 중간급정도 반은 들어가게 된거같았다 뭐 기초반아닌게 어디야! 하면서 기분좋게 나왔고 브로드웨이를 구경하러 들뜬 마음으로 나섰고 외국인 사이를 뚫고 다니며 정신없이 다녔다. 사실 너무 긴장되고 사람도 많아서 브로드웨이가 눈에 엄청들어오거나 감명깊게 다가왔는진 잘모르겠다 내가 앞을 못보고 다닌거지? 왜이렇게 감동이없어ㅠㅠ....
그리고 갑자기... 배가 너무 고팠다 그런데 왠만한데엔 들어가볼 용기도 안나고(여긴 테이블에 앉아서 먹는 음식은 팁까지 줘야한덴다) 마침 보이는게 만만한 맥도날드였어서 간단히 요기를 할겸 들어갔다. 세트라는 말이 없고 meal이라는 단어밖에 없기에 '아 여긴 세트대신 meal이라 부르나보다 하고 치즈쿼터파운드를 시켰는데 이게 왠걸 엄청난 크기의 콜라와 엄청난 크기의 감자튀김..... 아.. 여긴 미국이라 이렇게 크게 주나부다.....하고 자리에 앉아서 먹고 있는데 주변에 보니까 작은 사이즈도 있는거... 알고보니 meal은 그냥 시켰을때보다 양이 많은거고 단품자체를 안파는거였다.. 그리고 영수증을 보니 거의 8000~9000원은 가까운 돈이 결제되있고.. 휴... 이따가 파티갈텐데.. 그래도 이미 시킨걸 어떡하나 하면서 적당히 꾸역꾸역 먹었다.. 왠지 내가 바보같고 돈 버린거같아서 기분이 조금 상한 상태에서 맥도날드를 나왔고, 길을 걷다보니 어떤 외국인 두명이 자유의 여신상 코스프레를 하고 있길래 사진을 찍으려고 했는데 자기들이랑 사진을 같이 찍잰다 평소엔 그런거 피했을텐데 다진이한테 보내주고싶은 마음에 오케이했고 셀카로 찍으려 했더니 no no 하면서 어떤 지나가는 아줌마한테 사진좀 찍어달래길래 흔쾌히 맡겼는데 사진을 찍고 고맙다고 가려고 했는데 이게 왠일 갑자기 10달러를 달랜다 그래서 무슨말이냐고 했더니 이거 돈받는거란다.........
그래서 돈이 없다고 했더니 빨리 내놓으라고 계속 보채고 못가게 하기에 어쩔수 없이 10달러를 뺏기듯이 줘버렸고 엄청 마음이 상한 상태에서 사진이라도 확인해보려고했는데 이상하다 찍힌 사진이 한장도 없다...... 하... 그 아줌마랑 걔네랑 같이 짜고 사기를 친건지 아님 걔넨 걔네대로 사기치고 그아줌만 동양인이라고 우습게 보고 호의베푸는척하고 장난친건지 진짜 갑자기 기분이 확 상했다 브로드웨이고 뉴욕이고 뭐고 외국인들도 거대한 전광판들도 특이한 건물들도 모두 다 사기같았다 그리고 무서웠다 지나가는 사람이 눈마주치면 웃고 인사하는게 여긴 우리나라랑 다르구나 좋구나 하면서 인사하고 작은 호의도 인사도 나눴는데 이젠 다 속을지도 모른단 생각에 작은 공원 벤치에 가 앉아 파티시간을 기다렸다. 기다리면서 룸메언니가 저녁어떻게 할거냐고 톡이왔길래 이따 파티갈건데 친구들 데려와도 상관없다니까 같이가려냐고 물으니까 오겠덴다 그래서 여유롭게 앉아서 도착하면 톡하라고 하곤 그림이나 그릴까 하고 종이를 꺼내고 핸드폰으로 시간을 잠깐 봤는데 이게 왠일.. 핸드폰 배터리가 분명 18프로였는데 핸드폰이 꺼져버렸다....... 몇번을 다시 켜도 안 켜진다
멘붕이다 그럼 내 수중엔 내 생명그림과도 같은 지도도 없고 오고있는 언니에게 연락도 못해준다 망했다 진짜 망했다 갑자기 더더 무서워졌다 그나마 아는 사람이 오고 있어서 마음을 달래고 있었는데 진짜 세상에 도움받을데가 없어보였고 긴장의 끝을 달렸다 그래서 일단 폰을 충전해서 그 언니한테 빨리 연락해주고 파티엘 가던 하자마음먹고 뉴포트(집)으로 가려고 33번가를 찾자 찾자 하면서 돌아다녔다 그런데.. 33번가는 찾았는데 미국지하철을 타는 방향이 아래로 내려가서 갈라지는게 아니라 내려갈때 달라진데서 온방향의 반대방향 입구를 찾는데 보이질 않는다 그래서 지나가던 경찰관을 붙자고 물어보는데 ㅜㅜ 내가 긴장한 탓인건지 그 경찰관이 못알아먹은건지 엄한데를 알려줘서 겨우 헤매고 갔는데 내가 사는곳에 가는 지하철이 아니었다... 그래서 다시 33번가로 돌아와서 한참을 헤매다가 겨우 지하철을 찾았다 이때까지 나는 계속 마음이 계속 답답하고 미치겠고..ㅠㅠ (안지 하루밖에 안된 사이인데 나때매 혼자기다리게 하기가더욱 미안했다) 그런데 더 대박은... 지하철안에서 폰이 켜져서 아 이제라도 빨리 연락하고 어디서 만나자고 해놓고 다시 돌아가면 되겠다 해서 중간역에 내려서 위로 미친듯이 뛰어올라갔다(뉴욕지하철은 지하철이나 역안에선 폰이 안터진다) 그래서 전화를 걸고 여보세요 하는순간에.....폰이 또 꺼졌다.......^^
와 ..... 그런데 여기서 더더더더더 대박인건 '그래 그럼 뉴포트라도 빨리가자'하고 지하철을 탔는데 이게왠일 지하철이 뉴포트행이 아니었다..... 분명같은 자리에서 탔는데 난...(뉴욕지하철은 한정거장에서 여러행이 다녀간다 마치 버스마냥. 그래서 어딘지도 모를 역엘 도살장에 끌려가는 개마냥 그 길기도 긴 구간을 끌려갔고 다시 내려서 겨우 뉴포트행을 찾아서 도착했고 겨우 집에 도착해서 부랴부랴 룸메언니한테 연락해주고 너무 억울하고 너무 내가 바보같고 뉴욕을 제대로 즐기긴 커녕 바보짓을 제대로 한것에 대해 적지라도 않으면 너무 슬플거같아서 쭈욱 써내려갔다.. 그래.... 이제 더 정신 바짝 차리고 만만하게 보이지않게 철벽을 치고 다니겠어 그리고 지하철도 그만큼 고생하면서 찾아다녔으니 또 그런식으로 길을 잃진 않을거야 오늘의 일이 성장하는 계기가 되기를 ㅠㅠ..
그러나 !! 사람이 슬프라는 법만은 없는법 힘들게 집에 돌아와서 룸메언니랑 서로 겪은 갖은 고초를 털어내며
파스타를 해먹었다!! 집에 돌아와 같이 서로 얘길 나누고 힘들었던 일의 무게를 덜어낼 사람이 있다는게 얼마나 감사한 일인지^.^ 내일도 나는 고층건물과 수많은 사람의 바다속으로 풍덩!!!빠지러 갈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