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하세요. 카디프에서 성공적인 워홀(을 기대하며 열심히 살고있는) Edgar 입니다.
저는 영국 워킹홀리데이를 처음 준비하면서부터 한 가지 꿈이 있었어요.
그것은 바로 영국 축구.... 프리미어 리그... 신들의 전쟁...
세계적인 축구선수들의 화려한 플레이와 기가막힌 팀워크를 눈으로 직접 보는 게 소원이었죠.
그렇지만, 제가 있는 이 곳 Cardiff 의 축구팀인 Cardiff City 는 2부 리그였습니다...
우리가 아는 흔한 축구팀들의 세계는 EPL, 즉 Premier League 이고
그 곳에 들지 못하는 비운의 마이너팀들은 EFL Championship League 에서 승격을 바라며 열심히 뛰고 있죠.
Cardiff City 는 그런 2부 리그에서 거의 레알 마드리드 급의 상위권이었습니다.
몇 해 전까지만 해도 한국의 김보경 선수가 뛰며 우리나라에서 유명세를 탔었지만
2013/2014 시즌에서 강등 당한 후로 큰 기대를 보여주지 못했었습니다.
그런 Cardiff City 가 이번 2017/2018 시즌에서...!! 당당히 2위를 차지하며
프리미어리그로 승격했다는 소식을 드디어 전해들었다는 것이죠.!!
(라이벌 격인 기성용 선수가 있었던 Swansea City 는 프리미어리그에서 강등당하는 운명의 장난...)
저는 사실 Cardiff 에 도착하고나서 바로 Cardiff City 멤버쉽에 가입을 했습니다.
물론 프리미어리그로 승격할 거라는 노스트라다무스 급의 예상을 갖고 있었거든요.
멤버쉽에 가입을 한 건 아주 잘 한 일인 것 같습니다.
바로 이런 메일이 왔거든요.
Cardiff City 의 승격을 축하하기 위한 Open Top Bus Parade 를 한다는 것입니다..!!
카디프서 퍼레이드를 한다니... 꼭 가야하는 거 아닙니까..?
전날 술을 많이 마셔 힘들었지만, 주저하지 않고 Cardiff Castle 로 향했습니다.
Castle 근처로 갈수록 사람들이 많아졌어요.
결국 움직일 수 없을 정도여서 그냥 서서 구경을 시작했거든요.
날씨도 좋고~ 사람들도 다 나와서 맥주 한 캔 마시며 Cardiff City 의 승격을 축하하는 분위기까지~
게다가 Castle 앞에 간이 무대가 세워져있고 LED 전광판도 있더라구요.
저는 키가 작아서....(영국애들에 비해 작은게 아니라 그냥 평균적으로 작은 키라는 것이 비애..)
요리조리 고개를 돌면서 무대를 볼 수 있도록 했었는데
결국 손이라도 높게 뻗어서 핸드폰으로라도 찍자 생각했습니다.
핸드폰 카메라로 엄청 줌을 댕겨서 겨우 스크린을 봤어요.
그치만 본다고 해서 달라질 건 없었을겁니다... 어차피 쟤네들이 말하는 걸 이해못했을 테니깐...
무대에 감독과 선수들이 다 올라와서 짧은 인터뷰를 진행했어요.
Open Car Parade 는 이미 다 끝난 모양이더라구요...
전 날 왜 이렇게 술을 많이 마셨을까. 후회막시.ㅁ....
근데 ㅋㅋㅋㅋㅋ Cardiff City 의 선수들 중에 아는 사람이 아무도 없다는 게 함정...
사람들은 선수별 응원가(라고 저는 생각하는) 를 부르면서
'난 카디프 사람이고!!! 너네가 승격해서 너무 기뻐!!' 라며 온 몸으로 표현했습니다.
히 신호등에 올라타서 깃발을 흔들어재끼는 저 사람처럼.
5시 쯤 행사가 끝나자 제 머리 위로 갑자기 무언가 스쳤어요.
바로 웨일즈 국기를 머리 위로 올려 자기들만의 퍼레이드를 이어가는 사람들이었죠.
국기 밑으로 들어가 함께 손을 올렸을 때 잠시나마 '내가 카디프에 살고 있구나' 를 느꼈으나
그 새를 못 참고 스멀스멀 올라오는 양놈들의 겨냄새 때문에 환상은 깨지고 말았습니다..
행사가 끝나고 사람들이 빠져나갔을 때 저는 오히려 역행으로 무대 앞쪽으로 갔었는데
Cardiff City 의 마스코트인 Blue Bird 가 사인을 해주고 있더라구요.
과연 인형의 탈을 쓴 사람에게 사인을 받는다는 것이 무슨 의미가 있을까 싶었지만
깃털 사이로 보이는 문신들은 보면서 고개를 끄덕이며 집으로 돌아왔습니다..
행복해보이는 사람들 틈 사이로 나는 과연 이들만큼 행복하고 열정적일까를 되짚어보았습닏니다..
Cardiff City 에게는 아주 큰 기회가 찾아왔고, 그걸 이제 꼭 놓지 않기 위해 열심히 하겠죠?
저도 과연 그래야할텐데, 더 열심히 살아야겠다는 다짐을 한 하루였습니다.
그나저나, Cardiff City 덕분에 카디프에서 빅 클럽 팀의 경기를 볼 수 있겠네요!!!
언젠가 Son 님이 오셔서 Cardiff Stadium 을 누비며 한국을 널리 알리는 걸 볼 날도 올 것 같습니다.
Premier League 는 8월 중순 이후로 다시 시작하니깐,
그 때 한 번 Cardiff City 의 경기를 보고 나서 후기를 알려드리도록 하겠습니다.!
Go up, Cardiff! You are my Cardiff !
※ 브레이크에듀 네이버카페 '영국뽀개기' 에 "말갈족족장스님" 님께서 작성해주신 글입니다.